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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연신내역] 시장 한복판에 있는 보호수

오리온12 2024. 3. 2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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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신내역을 내려서 시장을 따라 쭉 내려가면 어울리지 않게도 큰 두 개의 느티나무가 구석에 있습니다.바로 은평구에 있는 느티나무입니다. 특이하게도 시내에 있는 보호수입니다.

거미줄 같은 전신줄과 줄당김줄

시장과 도로 한복판에 있어서 그럴까요, 느티나무는 더 앙상하게만 보입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그들에게는 서로가 있습니다. 경복궁역 해태가 좌우를 지키듯, 이 시장을 지키는 것처럼 좌우로 서있는 느티나무는 서로 마주보고 있습니다. 훨씬 작은 사람들이 왔다갔다해서 그런지, 느티나무는 더 커다랗고 아름다워 보입니다. 여름이 되어 잎을 뻗어 그늘이 진다면 어떤 수형이 될 지, 얼마나 큰 그늘을 만들어 사람을 도와주게 될 지 기대됩니다.

외과수술의 흔적

수피를 따라 코르크와 실리콘이 채워진 모습이 보이나요?

이 자국이 바로 외과수술의 흔적입니다. 안쪽 부분이 썩어 부후균이 파고드는 것을 방지하고자 썩은 뿌리는 도려내고 살아있는 세포는 살리는 작업입니다, 165년이 넘은 할아버지라 그런지, 수술한 자국이 크게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인근 아스팔트 도로와 시장이 있기 때문에 더 관리가 필요한 나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보호수가 있는 곳답게, 재미있는 지명의 유래를 가볍게 요약하여 적어 돌판이 놓여 있습니다. 이 돌판 뒤로는 주민들의 이름이 있습니다.

이 나무에게도 외과수술의 흔적이 보이네요. 수술한 자국이 많이 보이는만큼 관리를 주기적으로 해줘야 할텐데, 살며시 걱정이 들긴 합니다.

시장이 많은 만큼 사람들의 흔적들도 보입니다. 보호수라는 이름에 비해 너무 사람들의 시선에 잘 보여서 그런걸까요, 쓰레기와 흡연 자국이 여기저기 보입니다. 이러한 사정을 알아서 은평구청에서도 여러 노력의 흔적이 보입니다. 무단투기 표지판, 흡연금지 구역 등 안내판이 바로 그 흔적이죠, 하지만 보호수가 오랫동안 역사를 잇기 위해서는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의식입니다.

 이 나무가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다들 알면 좋을텐데 말이죠. 우리 주위에 있기에 소중하다는 사실을 다들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 듭니다. 그저 안타깝고 나무에게 위로를 건네고 싶다가도 그저 사람의 마음일 뿐이라는 사실을 문득 깨닫습니다. 느티나무는 그저 서있을 뿐입니다. 묵묵하고 아름답게. 도로가 넓혀지고 시장에 사람이 붐비든 말든, 그들은 그늘을 제공하고, 휴식터를 제공할 뿐입니다.

사람들도 느티나무의 묵묵한 아름다움을 알길 바랄 뿐입니다.

 

고유번호 : 서12-6
소재지 : 은평구 불광동 309-5(연신내영웅공인중개사무소를 쳐서 가는 게 더 정확했음)
관리청 : 은평구 공원녹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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